- 저자
- 편성준
- 출판
- 몽스북
- 출판일
- 2020.10.30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편성준지음

도서관에서
단순히 제목에 끌려 빌려 온 책이다.
책의 제목을 보면
그 사람의 심리 상태를 알 수 있는 것 같다.
잠시 일을 내려 놓고 지금 쉬는 중이지만
입으론 연신 일을 해야한다고 외친다.

하지만 진짜 속마음은
걱정없이 그냥 시간을 흘려보내고 싶다.
뭔가 이 책을 읽으면 내 속마음처럼 살 수 있는
뽀족한 수가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편성준작가님.
편씨가 흔한 성이 아니라 성부터 뭔가 있어 보였다.
아내의 성함까지 혜자라 혜자성준이라고 하니
진짜 천생연분 느낌!
에세이는
대부분 지루할 수도 있는데 편성준작가님,
본인의 삶을 아주 재치있게 녹여 읽는 내도록
지루할 틈이 없었다.
!!주의할 점은 읽다가 나도 모르게 큭큭큭 거린다는 점!!

"오빠는 왜 날 사랑해?"
"그게 제일 유리해서!"
__
여자들이 원하는 정답과 아주 먼 대답을 내놓지만
이름만큼 마음도 혜자스러운 아내는 기가 막히지만
웃어준다.

실력있는 카피라이터가 놀고 있습니다.
__
란 글을 적어 페북에 올린 내용도,,
자발적 백수가 되었지만 머니라는 현실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당당히 스스로 구직광고를 하는 모습이 멋있었다.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나열해 놓고
편성준스럽게 대처하는 모습들이 나에게 힘이 되었다.

하지만 이 책에 제일 하이라이트는
휴대폰 분실사건이다.
(나의 개인적 취향)
진짜 이 페이지 읽을 땐
내가 똥줄이 다 타서 책을 던질 뻔했다.
나도 신혼여행 다녀 온 후
버스에서 휴대폰을 잃어 버린적이 있다.
신혼여행 사진이 거기 다 들어 가 있는데,,
일주일동안 대답 없는 폰에
남편과 내가 문자, 전화를 몇 통을 했는지,,
사례금까지 걸었지만 휴대폰은 돌아오지 않았다,,
너무 심한 감정이입에 작가님의 휴대폰을 찾았을 땐
나는 진이 다 빠져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자기 전 읽고 있었다,,)
개인적 이야기도 좋지만
부부 이야기 중에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같이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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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렉스에서
의사 요한 이란 드라마를 보면서
죽음(스스로 선택한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
농담삼아 남편에게
"내가 먼저 죽을꺼야,
오빠는 절대 나보다 먼저 죽으면 안돼"
라는 이야기를 가끔한다.
그럼 남편이 "하루 더 살다 갈께"라고 되받아 친다.
남편도 안다.
내가 남편없이 살 수 없다는 것을,,
가슴 저리게 사랑해서라기 보다
함께 살아온 동안 남편이 아닌 그냥 나의 일부가 되어 있다는 걸
남편도 나도 알고 있어서다.
혜자성준 이야기를 읽으면서
'함께 또 따로' 가 잘 되는 것 같아 좋았다.
서로를 사랑이란 이름으로 가두는게 아니라
믿음으로 서로를 대하는 자세.
나도 남편도
육아를 등한시 하지 않으면
서로의 개인적 일에 간섭하지 않는 편이다.
회식, 약속, 여행등 얘기만 해주면 대부분 OK
하지만 이런 우리 부부를
이상하게 보는 시선도 없지않아 있다.
평생을 살아가는
부부이기에 구속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부들에게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오랜만에
너무 재미있는 에세이를 봐서 기분이 좋다.

작가님은
자신의 한옥집을 성북동소행성이라고 지었다.
나는 한옥집은 아니지만
나의 집에 이름을 지어주고 싶다.
생각만으로도 설레고 기분이 좋아 진다.
책을 읽는다는 건 이런거겠지,,
평온한 일상에 설렘을 안겨주시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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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줄평
진솔하면서 사람냄새나는 재미있는 책!